frankstainlove.xyz ☡ about ☡ texts ☡ photography ♌︎

웹사이트를 가진다는 것

갑자기 사람들은 홈페이지나 웹 페이지를 만드는 대신, 웹페이지 안의 폼 입력란이나 텍스트 영역에 컨텐츠를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How the Blog Broke the Web

웹에서의 사적인 공간을 가지는 것? 이제는 그것이 이상한 일로 보인다. 멋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실은 아주 아주 정말 귀찮은 일이다!

사적인 공간이라고 하면 이제 인스타그램과 트위터가 먼저 떠오르고, 네이버 블로그에 사진을 잔뜩 투하하는 것이 다음으로 떠오른다. 모임별을 한창 듣던 시절, 모임별의 옛날 게시판에 대한 전설같은 이야기는 홈페이지 만들기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품게하기도 했다.

홈페이지 만들기는 옛날에 유행하던 일이였다. 옛날이라 함은 2000년대 초. 내가 인터넷을 접하기 이전이다. 초등학교때는 다들 나모 웹에디터를 배웠던 것이 기억난다. 그러나 친구들의 홈페이지 같은 것을 본 기억은 없었다. 그보다는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했었지. 또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에서는 특이하게도 학교 홈페이지에서 블로그를 만드는 기능이 있었고, 학급 홈페이지와 블로그에 글을 쓰는 친구들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유치하고 부끄러운 일이지만, 네이버 카페에서 알게된 사람의 컨셉과 위악스러움이 멋있어 보여 학급 홈페이지와 블로그에 비슷하게 글을 쓰고, 블로그도 따라 꾸몄었다. 그때의 블로그와 미니홈피와 카페들, 그때의 솔직하고 순수하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과거의 일이 어련히 그렇듯 미화된다. 이것이 인터넷과 홈페이지에 대한 내 첫번째 기억이다.

서구 인터넷에서는 HTML과 CSS, 최소한의 Javascript를 사용하는 홈페이지 만들기를 인디웹, 핸드메이드 웹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요즘에는 디지털 정원이라고도 부른다.

정원은 위상학적 관점에서 보는 웹입니다. 공간으로서의 웹이자, 통합적인 웹이고, 반복적인 웹이며, 사물들이 서로를 재배열하는 웹입니다.

The Garden and the Stream: A Technopastoral

여러 문서들이 하이퍼링크로 연결된 시각적 추상화 이미지 출처

디지털 정원에 대한 아이디어는 흥미롭다. 처음엔 이름이 흥미로워서 찾아 봤다. 엉성한 기계번역과 함께 몇가지 글들의 행간 속에 다소 해멨지만.. 디지털 정원은 초기 웹의 전망을 다소 되살리는 것만 같다. 월드 와이드 웹(www)은 컴퓨터에 있는 문서를 열람하고, 문서에 링크를 추가하여, 서로 다른 컴퓨터안에 있는 문서를 연결할 수 있게 했다. 비슷하게 정원은 탐색할 수 있는 여러 하이퍼링크로 연결된 페이지들이고, 일관된 레이아웃이 없을 수도 있다. 시간 순으로 나열되는 블로그 피드와 달리, 정원은 다른 글, 페이지들에 걸린 하이퍼링크에 어느정도 의존한다. 위키피디아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다. 하나의 문서에 걸린 많은 각주들과 파란색 링크들에 현혹되면 어느새 토끼굴에 빠진다. 정원은 길을 잃게한다. 언젠가 방문한 페이지에는 새로운 내용들이 자라나 있다. 어떤 링크들은 더이상 들어갈 수 없다.1

정원과 반대되는 웹의 형태는 스트림 즉, 한방향으로 흐르는 것이다. 스트림은 더 짧고 수다스럽고, 더 시간에 의존한다. 그야말로 보고 있다보면 휩쓸린다. 날짜 순, 알고리즘 순으로 정렬된 피드, 트윗, 스레드 그리고 블로그가 대표적인 예시다. (트위터에서 누군가 싸우고 있을때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 이전 트윗을 찾게되는데 그 거슬러 올라가는 과정이 쉽지 않다 🫠) 심지어 인스타그램은 게시물에서 하이퍼링크 기능을 제한한다. 그래서 피드의 흐름에서 벗어나 다른 앱, 다른 사이트로 넘어가는 것이 되게 귀찮다.. 또, 이제 스트리밍되는 영상들은 짧아지거나 2배, 3배 속도로 아주 빠르게 재생된다! 망할 릴스! 망할 숏츠! 긴 영상은 이제 수면제 대용이 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neocities

기껏 만들어 놨는데 인스타그램에 트위터에 동네방네 소문을 내야 한두명은 들어오지 않을까?


  1.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다면 들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 wayback machine ↩︎